KBS의 '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9살 여아를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끔찍한 신체손상을 야기한 범죄자가 만취상태 하에서의 범행이라는 이유로 심신미약감경을 받은 사건이 다루어졌다.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없고, 현재로서는 자세한 사실관계도 파악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에 관해 내가 의견을 표명함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왜 음주운전은 가중처벌하고 음주강간은 감경하느냐는 분노어린 반응과 아동 성폭행범은 사형시켜야 마땅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에, 형법적으로 감경이 되는 이유와 처벌의 형평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미 언급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워낙 정보가 부족하므로, 이하 내용은 특정 사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원론적인 이야기임을 밝힌다.
음주강간은 왜 감면이 되는가?
음주운전은 가중처벌하는데, 왜 음주강간은 감면할까? 음주강간은 형법상 감경사유로 규정된 "심신장애로 인한 행위"이고, 심신장애 상태 하에서는 범죄성립요건 중 하나인 "책임"이 조각되거나 감경되기 때문이다. 이건 한마디로 자신이 통제할 수 없었던 상황 하에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이다. 형법 제10조가 이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자)
①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제1항은 "심신상실자"에 대한 "면제"를 규정한 것이고, 제2항은 "심신미약자"에 대한 "감경"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심신"이란 "몸과 마음(心身)"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과 정신(心神)"을 의미한다. 즉 이 규정은 정신상태에 이상이 있는 자의 형벌을 감면해 주고자 마련된 것이다.
또한 심신장애는 선천적인 정신질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이고도 일시적인 사유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음주로 인한 만취상태나 약물에 의한 환각상태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제1항과 제2항의 차이는, 정신상태의 장애가 어느 정도이냐 하는 점에 있다. 아예 사리분별이 불가능할 정도이면 제1항이 적용되어 무죄가 되고, 그보다는 덜한 상태라면 제2항이 적용되어 유죄이지만 감경을 해준다. 추측건대 이번 사건도 제2항이 적용되어서 형이 감경된 사례인 것 같다.
모든 음주강간이 감면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일견 부조리해 보일 수 있는 이런 규정을 왜 두고 있는가? 일단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모든 음주강간이 감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10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어지는 제3항이다.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자)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규정이다. 통제할 수 없었던 행위는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지만, 스스로 그 통제불가능성을 야기했다면 처벌을 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애초부터 만취 상태에서의 강간을 계획하고 고의로 술을 마신 경우에는 감경을 해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를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actio libera in causa)"라고도 하는데, 이는 결국 제1항, 제2항이 적용되어 감면이 되는 장애상태 하의 행위와는 달리, 원인제공 자체가 가해자의 자유의사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뜻이다.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법문으로는 "고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 즉 범죄를 미리 계획하고 있었던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지만 해석상 고의뿐 아니라 "과실"이 있었던 경우까지 포함된다. 과실로 술을 마신다는 것은 물을 술인 줄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거나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술에 취하면 성욕을 억누를 수 없게 되는 습성을 가진 사람이 딱히 강간을 할 계획을 세우지는 않은 채 다만 될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술을 마신 경우처럼, "장애상태 하에서 범죄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서도" 이를 감수한 경우를 말한다.
사람들이 "음주강간의 처벌을 감경한다"는 것에 분노어린 의문을 품는 것은, 대부분 고의나 과실로 심신장애상태를 야기한 사례들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노와 의문은 당연한 것이며, 법도 그에 반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게 아니다. 실제로 심신상실 혹은 심신미약 감경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은 생각보다 그 범위가 협소하다. 장애상태 하의 행위로서 감면이 되는 전형적인 경우로는 아래와 같은 판례를 들 수 있다.
범행당시 정신분열증으로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다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고 범행의 경위를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하여 범행당시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결여된 정도가 아니라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인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다른 동기가 전혀 없고, 오직 피해자를 "사탄"이라고 생각하고 피해자를 죽여야만 피고인 자신이 천당에 갈 수 있다고 믿어 살해하기에 이른 것이라면, 피고인은 범행당시 정신분열증에 의한 망상에 지배되어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구별할 만한 판단능력이 결여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 (대법원 1990. 8.14. 선고 90도1328)
심신장애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판사의 재량이며 의사의 진단서는 참고자료일뿐이다. 판사는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 사건에서 심신미약 감경이 인정된 것으로 보아, 만약 판사가 제대로 판단을 한 것이라면 가해자는 술을 마실 당시 성폭행을 할 계획이 없었고, 평소에 술을 마셔도 특별한 성적 이상행동을 보이는 습성 등이 없었을 것이다.
만약 정황이 이와 같다면, 판사는 피고인이 아무리 괘씸해도 감경을 할 수밖에 없다. 심신미약 감경은 판사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작량감경(형법 제53조)"이 아니라, 법에 규정이 있는 "법률상의 감경"이기 때문이다. 법률상 감경은 감경의 범위 역시 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유기징역의 경우에는 형기의 1/2로 감경을 해야만 하며(형법 제55조 제1항 3호), 무기징역의 경우에는 7년 이상 15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만 유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형법 제55조 제1항 2호). 판사가 법정된 범위를 일탈해서 마음대로 더 깎는다거나 덜 깎는다거나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원이 성범죄에 너무 관대해다"는 주장은 좀더 신중하게 제기할 필요가 있다.
처벌의 형평성 문제
반인륜적이고 패륜적인 범죄가 발생해서 사회가 시끄러워지면,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주장과 사형제도를 존치시켜야 한다는(심지어 사형을 실제로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사형제도가 유지되도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엽기적이고 잔인한 범죄가 일어나서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 역시 머리로는 사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가 그 무서운 범죄의 피해가족이라면 어떠한 심정일지 생각만 해도 참담하다.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대중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법을 집행하는 사법부로서는 철저하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된 이 사건도, 형의 선고라는 측면에 관한 한, 경미한 정도의 다른 아동 강간치상 사건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법은 "강간치상"과 "아주 심각한 강간치상"을 구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장기와 성기에 심각한 훼손을 당했고 정신적인 피해가 심대하다면 그러한 점을 고려해서 법이 정한 상한 안에서는 최대한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피해가 너무 심대해서 법이 정한 상한만으로는 구체적인 정의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법을 무시한 채 중형을 선고하는 것은 형사법 전체를 관통하는 죄형법정주의와 법적 안정성이라는 중대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판사가 법과 양심에 따라 정당하게 내린 형벌이라는 전제 하에) 안타까운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
개인적인 의견
이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는 징역 12년이 가볍기만 한 처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래 우리나라 형법상 유기징역은 15년을 초과할 수 없고, 다만 가중을 하는 경우에는 그 상한이 25년이다(형법 제42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심신미약 감경이 인정되고도 12년 형을 선고받았다는 것은 법률상 감경을 하기 이전에는 징역 24년의 형이었다는 걸 의미한다. 그게 아니라면,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던 경우일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무기징역이 법률상 감경되는 경우에는 7년 이상 15년 미만의 형에 처해지는데(형법 제55조 제1항 2호) 그 범위 안에서 12년을 선고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패륜범죄로 분류되 존속살해죄가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것과 비교해 보면, 사형이 아닌 징역을 택했을 경우에 형평성의 관점에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가해자에게 비난을 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법이 심정에 따라서 처벌수위를 높이게 되면, 동종의 경미한 범죄를 적절하게 처벌할 수 없게 된다. 판사의 형 선고 재량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어느정도 해결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오히려 판사들이 자의적인 판결을 하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이것은 "중대한 범죄를 중대하게 처벌하지 못하는" 것 못지 않게 아주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좀더 이성적이고 신중하게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p.s. 음주운전과 음주강간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이야기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상태 하에서 "범죄행위"를 해야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그런데 운전 자체는 범죄행위가 아니지요. 다만 음주상태 하에서 운전을 하는 것 자체가 범죄이고요. 다시 말하자면, 형법 제10조는 "원래는 처벌되는 행위인데, 그것이 심신장애상태 하에서 행해졌다는 이유로 감면해주는 규정"임에 반해, 음주운전 처벌규정은 "원래는 처벌되지 않는 행위를, 심신장애상태 하에서 행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규정"인 것입니다.
* 추가된 내용
- 피고인의 항소와 상고 모두 기각되어서 원심 그대로 징역 12년이 확정되었습니다.
- 초범에 해당되는 범죄는 26년 전의 일이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가중사유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본문에서는 강간치상으로 언급했는데, 기소된 바는 강간상해였습니다.
- "무기징역"에서 12년으로 감형된 경우입니다.



덧글
민근 2009/09/28 20:34 #
일단 달아줘봐. 궁금하네.레라지에 2009/09/28 20:51 # 삭제 답글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차라리 애를 죽였으면 종신형 나왔을까요?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도 저 애가 차라리 죽었으면 저 꼴 안 당하고 편해졌을거란 얘기가 나왔거든요.... 이왕 살았으니 열심히 살라고 응원해주는 게 당연하겠지만 뉴스를 보니 차라리...하는 생각이 들어요.
민근 2009/09/28 20:54 #
다른 사람 인생이니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건 아니예요. 차라리..... 아 정말 기분이 너무 무겁습니다.2009/09/28 21:0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민근 2009/09/28 21:37 #
좋은 정보네. 여기에 출처 소개 없이 몇가지 정보만 추가해도 안되려나;;민근 2009/09/28 22:26 #
저곳에 인용 허락 구하는 댓글을 쓰고 싶은데 회원가입 해도 글을 쓸 수 없는 것 같네. 레벨이 올라가야 되나. -_- 글쓰기 버튼도 안보이고 댓글쓰기란도 안보이고 답답하넹.....KayC 2009/09/29 00:31 # 삭제
저기 회원가입하고 2개월쯤 지나야 글쓰기 버튼 줄걸..;; 나도 글쓰기 자격 없음..아늠 2009/09/28 21:16 # 답글
이전에 글 한 번 잘 읽고 나서..오늘 '사건의 내막'이라는 아직 그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그 글을 읽고,
그리고 우연히 아이의 실명을 알게 되자 더 분노가 일어서, 열이 뻗칠 대로 뻗쳐서
이쪽 와서 민근님 글 리플들 보며 마음 좀 삭혔습니다.
비록 '내막'이라는 그 글이 사실이 아닐 지라도, 아이의 피해 상태를 보면
그보다 더한 일을 가해자가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게 빤히 보입니다.
사실 지금 눈물도 나고 목 끝까지 뭐가 차오르고.... 한마디로 울컥하고 가슴 아픕니다.
민근님 말씀대로,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유사 케이스가 단 한 건이라도 더 일어난다면....
저는 그것을 생각할 수도, 참을 수도 없습니다.
솔직히 토해내자면, 저도 여자이지만 그 소녀와 같은 고통을 입는다면 차라리 죽고 말겠습니다.
저는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12년 형, 그놈이 12년 살다 나오는 꼴,
차마 눈 뜨고는 못 보겠습니다. 칼을 들어 놈을 찌르고 저를 찌르겠습니다.
.... 감성은 이렇지만 이성은 저를 또 잡습니다. 이 '균열'이 지금 저를 미치게 합니다.
"60년 동안 모래밥 먹고 지내야한다"는 생각이 9살 소녀에게서 나왔습니다.
우리 나라의 아이들의 입에서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말입니다.
.... 100년, 200년 형량으로라도 소녀는 어떤 위로도 받을 수 없기에...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그 아이에게 미안해서,
그리고 이 땅의 상처받은 모든 아이들을 생각하니 맘이 참 안 좋고 울분이 터집니다.
그래서 민근님 블로그에서 한 번 더 마음과 정신을 추스리고 갑니다.
한탄이라면 리플로 많이도 들으셨을텐데
굳이 여기에 설움 싸지르고 가는 (그것도 너무 길게..) 저를 부디 원망 마시길..
그리고 폐가 되지 않았길...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ps. 가해자가 항소를 했다는 것을 아실테지요.. 민근님, 설마 감형되진 않겠지요...?
민근 2009/09/28 21:42 #
저도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네요. 최대한 조심스럽게 썼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건이어서 행여 오류가 있을지도 걱정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아픈 와중에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더 큰 보람이 없겠습니다.2심까지는 사실심이므로 사실관계가 정정될 수 있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형뿐만 아니라 무죄판결도 가능하고, 반대로 가중처벌도 가능합니다. 예측할 수는 없지요.
민근 2009/09/28 21:51 #
앗, 오류가 있었네요. 가중처벌은 불가능합니다.ㅇㅇ 2009/09/30 05:04 # 삭제
아이고.. 실명까지 했다니.마음이 아파서 글 안읽어야지 안읽어야지 하다가
여기 포스팅이 무척 논리 정연하게 써있는것같아서
그냥 음주강간 처벌에 관해서만 읽어보고 가려고 했는데.
이거 보고 또 마음이 더 아프네요.
아씨바 2009/09/28 21:28 # 삭제 답글
나도 술 먹고 한나라당 놈들 강간하면 감형 받는 거야? 그런 거야? ㅋㅋㅋ민근 2009/09/28 21:43 #
요 덧글로 인해서 너는 깔끔하게 실형 확정일 듯.궁금 2009/09/28 22:10 # 삭제 답글
형법만 적용가능한건가요? 민법에서 신체적 피해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 할 수는 없나요?민근 2009/09/28 22:19 #
민사와 형사는 별개 절차로 진행되므로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_- 2009/09/28 23:06 # 삭제 답글
동종의 경미한 범죄를 적절하게 처벌할 수 없게 된다 -> 동종의 경미한 범죄라면 어떤 범죄가 있나요. 성폭력쪽에 경미한 범죄라...민근 2009/09/28 23:44 #
어감이 좀 그렇긴 하네요. 이 사건에 비해서 죄질이 경미한 사건을 말한 것이었습니다.hex 2009/09/28 23:10 # 삭제 답글
주인장이 말이 옳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주인장이 말한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반론이 필요없을 정도의 정론이다. 현 한국 법 체계에서는 말이다.그점이 슬프다. 그점에 분노한다. 그리고 가슴이 싸늘하게 식어간다.
이런 경악할만한 사건들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고는 한다.
절대 당하지 말자, 국가는 나를 보호해 주지 못한다. 그리고 사적보복을 위해서
계라도 만들어서 준비하자.
돈을 많이 벌어야 될 몇가지 이유중에 또 하나가 추가된 것이다.
물론 주인장같은 사람은 사적보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게 옳다.
그런데 옳다고 달라지는거 있나? 옳다고 내 억울함 내 지인의 억울함과 분노가 사라지나?
옳은 말이라고 가해자가 고통스럽게 자살이라도 하나?
옳은 말은 필요하다. 옳은 생각도 필요하다. 그런데 옳은 말과 옳은 생각은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
주인장은 옳은 말을 하고 억울한 사람들은 사적보복을 하면 서로 아니 좋을까 한다.
PS. 민근님에게 반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글을 쓰다보니 경어가 안쓰여졌습니다. 그점은 사과드립니다.
민근 2009/09/28 23:45 #
사적 보복을 하자는 말씀에는 공감을 할 수가 없네요.황제 2009/09/28 23:46 # 답글
좋은 지적이십니다. 법적 절차로만 본다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및 영구상해 및 살인미수가 12년으로 끝나는 법이 옳은 거라면 법에 문제가 있는거죠.2009/09/29 00:0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민근 2009/09/29 01:11 #
저도 몇 시간 전에 항소와 상고 모두 기각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미 꽤 시간이 진행된 사건이었군요.hex 2009/09/29 00:20 # 삭제 답글
민근님 바로 그거입니다. 민근님은 그냥 그렇게 옳은 말씀하시면 되는 겁니다. 사적보복은 당연히 정. 론. 만. 을 말씀하시는 민근님 입장에서 절대 공감하실 수 없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현재 한국사회 법 체계에서는 옳습니다.그러니 계속 옳은 말씀해주시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은 정말 억울한 일 당하면 사적보복하고 한국의 온건하고 따뜻한 법체계 아래서 세금으로 주는 밥이나 먹으면서 몇년 쉬면 되는거구요.
민근님 같은 분이 계셔야 제가 혹시라도 너무 잔인한 사적보복을 해서 지탄을 받더라도 사람들을 진정시킬 발언을 해주시리라 믿기 때문에 옳은 말씀을 계속 해주시길 바라는 겁니다.
계속 정론과 옳은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근 2009/09/29 01:12 #
마음대로 하셔요.송군 2009/09/29 01:21 # 삭제 답글
법감정을 앞세운 응보형주의에의 요청이 결국 잠정적 피의자 신분으로서의 개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을 터인데..송군 2009/09/29 01:24 # 삭제 답글
그런데 명정상태에서 자신이 특정한 변태적 행위를 함을 알고 한 경우에 책임조각이 안 된다고 하였지만, 사실상 입증부담이 검사 쪽에 있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하겠네요. 예를 들어 “저 양반은 술만 마시면 성추행을 한다”는 증언 등이 인정사실로 있지 않는 한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고 저런 짓을 저질러도 책임조각이 되어버릴 테니까요.송군 2009/09/29 01:26 # 삭제 답글
아직 깊이 공부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같은 심신상실의 상태라고 하여도 음주에 대하여만큼은 책임조각의 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네요. 어쨌든 위험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술 취해서 저지른 범죄 - 형량 감면이 옳다니요? 2009/09/28 16:09]트랙백에서 지적되었듯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제력이 저하되는 경향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상 그렇지 않을까요.송군 2009/09/29 01:35 # 삭제 답글
나아가 술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상 자제력을 저하시켜 이성적 판단을 가로막음이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을 통하여 심신상실의 상태에 의도적으로 들어가는 경우에 대하여는’ 책임조각을 인정하지 않는 정도로 일반화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민근 2009/09/29 01:50 #
말씀하신대로 검사가 피고인의 성향까지 입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겠지요. 그래서 제3조가 적용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일 것입니다. 전과가 있는 경우에 수월할 수도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어떠한 이유로 전과가 피고인의 성향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실제로 입법론으로 심신미약 감경을 필요적 감경이 아니라 임의적 감경사유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송군 2009/09/29 02:05 # 삭제
조각이 아니네요.. 실수.KayC 2009/09/29 02:02 # 삭제 답글
방금 제가 어느 사이트에서 현직 판사분의 리플을 보니 한국은 실무상 오히려 심신미약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편이고(피고인들은 술마신 사실만 있으면 거의 다 주장한다 하네요.) 의외로 심신상실 또는 감경을 가장 폭넓게 인정하는 국가는 미국이라 하네요..;;사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사건의 잔혹성도 그렇지만 판결이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 황당하게 나왔으니 언론에 보도가 되고, 이슈가 되는 것이지 납득할 만한 판결이 나왔다면 언론에 보도가 안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는) 사건이나 판결이 실무에선 보다 다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민근 2009/09/29 02:04 #
나도 니 덕분에 그 글을 봤어. 역시 실무가들은 우월함.. ㅠ두번째 문단에 많이 공감을 함.
찌질찌질 2009/09/29 11:06 # 삭제
그 글이 어디 있는지 알수 있을까요? 꼭 읽고 싶군요.지나가다 2009/10/05 08:23 # 삭제
저도 그 판사분의 글을 한 번 보고 싶네요.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민근 2009/10/05 16:16 #
그분이 외부에 공개되는 걸 원치 않으셔서 제가 여기에 링크를 걸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2009/09/29 02:1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민근 2009/09/29 02:15 #
앗, 그렇네요. 제가 집행유예 요건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정해야겠네요.2009/09/29 04:4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惡人 2009/09/29 07:52 # 삭제 답글
그노무 형평성 문제 때문에...법은 법이니깐...
언어로 묘사만 해도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잔인한 짓을 저질렀는데도 12년...
dd 2009/09/29 15:20 # 삭제 답글
왜 가해자가 목사라던가 성범죄자가 목사가 될수 있는 교회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는걸까?궁금 2009/09/29 18:05 # 삭제 답글
형법에서 유죄가 판결된 경우라면 신체적 피해에 대해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형태로 응징을 할 방법은 없을까요? 금전적인 고통을 주는 형태로라면...민근 2009/09/30 01:06 #
위에서도 비슷한 의문을 가지신 분이 있었습니다.민사사건은 형사사건과 별개이므로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해자가 자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할 수 없으므로 실효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2009/09/29 19:14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민근 2009/09/30 01:06 #
괜찮습니다.안녕하세요 2009/09/29 19:32 # 삭제 답글
결국 모든 것은 우리나라 법의 문제.그리고 술을 가볍게 보는 풍토의 문제.
영국에서는 범행 시, 술이나 마약 등 범죄 행위를 더 쉽게 만드는 것들을 복용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근데 참 우리나라는...-_-
민근 2009/09/30 01:07 #
풍토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심신미약 감경은 대부분의 입법례에서 공통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고, 음주도 심신미약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사정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음 2009/09/29 20:19 # 삭제 답글
다른 범죄와 균형을 맞추는 양형을 해야한다는 거, 이해하고 동의합니다.근데,
'박근혜씨의 면도날 베임' ----> 10년 징역형
VS
'9살짜리 어린 나영이에게, 항문,대장,성기가 다 훼손되도록 성폭행' ----> 12년 징역형
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리고, 웬간한 음주로는 '심신미약에 의한 감경'이 어렵고, 정신이 나갈정도의 만취상태여야
한다고 했는데,
사건 경과를 읽어보면, 어린아이를 유인해서, 교회건물 외진 화장실로 데려가고,
범행후에는 증거은닉을 위해, 현장정리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과연, 이 범인이 형량감경을 받을만큼 '심신미약의 만취상태' 였을까요?
법을 전공하는 몇몇 분들이, 재판관의 12년 양형의 정당함과 불가피성을 역설하려 하는데,
어차피, 한국의 법체계란 것이, 구체적 사안 사안마다 법률조항을 따로 마련해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법률을 만들어놓고, 실제 적용시 재판관의 가치관에 따른 자의성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나영이 사건' 의 경우에도, '심신미약에 의한 형량 감경' 은 법률로 정해져 있지만,
그 '심신미약' 을 판단하는 기준은, 재판관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과연, '못살고 빽없고 불쌍한 집안의 나영이' 가 아니라, '이명박씨,박근혜씨의 친조카,친손주'
가 피해자였다고 해도, '심신미약에 의한 형량감경' 이 이뤄졌을까요?
저는 99.99999 프로 아닐 거라고 봅니다.
민근 2009/09/30 01:14 #
저는 이번 사건 양형의 "정당함과 불가피성"을 역설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글 서두에서 밝혔지만 이 글은 원론적인 정보제공에 목적이 있습니다. 판사가 재량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은 제가 왈가왈부한다고 해서 설득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그 부분에 관해 제가 의견을 밝힌 바도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심신미약 판단이 옳았다는 걸 전제로 글을 쓰는 것뿐입니다.
심신미약 판단은 법관 재량이므로 당연히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지요. 자의성이 개입될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상적인 입법이겠으나 판사의 재량을 과도하게 제약하면 오히려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입법기술적으로 아주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검은사자비 2009/09/29 21:45 # 답글
잘 쓰셨네요 흥미롭게 읽고갑니다.민근 2009/09/30 01:14 #
감사합니다.zcvbv 2009/09/29 23:13 # 삭제 답글
형법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참 기가 막힌 양형입니다.
민근 2009/09/30 01:15 #
저는 기가 막힐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Gratia 2009/09/30 00:20 # 답글
다소 이의가 있는 게, 이 범죄 사건을 들여다보면 피의자가 증거인멸을 위해 피해자에게 잔혹한 신체 손상을 입혔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잔혹한 점을 미루어본다면 이게 심신미약 상태로 간주할 수 있을 수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취중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 장기를 적출하고 세척해서 정액으로 인한 증거를 인멸하려고 들었고, 거기에 주도면밀한 현장 정리도 덧붙였는데, 이게 만취 상태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일까요. 따라서 이건 판사가 거의 피고 편향적으로 심신미약에 의한 형량 감경을 강제로 적용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민근 2009/09/30 01:22 #
1.저 역시 심신미약 판단이 정당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 대한 이의가 아니라, 판사에 대한 이의겠지요?
2.
사건 당사자나 수사 관계자가 아닌 이상 제한적인 정보만 가지고 추측을 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예전부터 항상 궁금했는데, 장기를 적출하고 세척했다느니 하는 그 사실관계는 대체 출처가 어디입니까? 신뢰할 수 있는 곳인가요?
미스트 2009/09/30 05:32 # 답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지만, 술에 만취하면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건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술을 마시는 거잖습니까....
정신병 같은 것과 달리 음주 후 범죄를 저지르는 문제는 음주 행위 자체가 이성적 판단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중처벌은 안되더라도 감형은 안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음주운전이 '원래는 처벌되지 않는 행위를, 심신장애상태 하에서 행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규정' 이라면, 음주 범죄는 '원래도 처벌되는 행위이지만, 심신장애상태에서 했으니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하지 않는지... ....
민근 2009/09/30 06:29 #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진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범죄행위를 하는 건 아니지요.형벌은 위법성뿐만이 아니라 책임까지 인정이 되어야 가해질 수 있는데, 위법성이 범행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면 책임은 범행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즉 책임은 가해자의 입장에서, 해당 범행이 가해자의 탓으로 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객관적으로 100의 잘못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부분이 50밖에 안 된다면, 형벌은 50의 범위 내에서만 내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책임원칙이고, 중세시대의 끔찍했던 형벌과 오늘날의 형벌을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에 하나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범죄행위도 분명히 있겠지요. 술을 마심으로 인해 객관적인 잘못은 0에서 100으로 증가된 셈입니다. 하지만 술을 마실 당시에 범죄행위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범죄행위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없었던 이상, "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다"는 주관적 사정도 고려를 해야만 합니다. 즉, 100의 잘못을 모두 다 그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50을 감경해 주려고 하는 것이 형법 제10조입니다.
심신장애 상태 하의 범죄를, 정상적인 상태의 범죄와 동등하게 처벌할 수는 있어도 가중처벌하는 것은 책임원칙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미스트 2009/09/30 06:47 #
그렇군요... ....흠.아, 그런데....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법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없는 저 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음주운전도 반드시 사고를 내는건 아니고 조용히 집에 잘 들어가는 사람도 많고,
더군다나 만취상태라면 자신이 사고를 낼지 안낼지 이성적 판단이 안되는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경우도 많을텐데... .....
다른 범죄는 괜찮지만 음주운전은 유독 가중처벌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
민근 2009/09/30 06:54 #
운전행위라는 특수성때문에 다른 일상적인 활동보다 음주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비약적으로 높기 때문 아닐까요.어떤 분이 질문을 하셔서 판례를 찾아봤는데,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형법 제10조에 의한 면제/감경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스트 2009/09/30 08:57 #
아하... 음주운전도 감형도 가능한거군요.답변 감사합니다.
파란해 2009/09/30 11:09 # 삭제 답글
다른 나라도 술먹고 취한 것을 심신장애로 봐주나요? 전 사실 그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구요. 그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나영이 사건은 정말 말이 안됩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저렇게 자기가 범인인 것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는데, 그 상태를 심신장애 상태로 보고 감면해줬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다는 겁니다.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의 의미는 이것이 옳고 그른지, 행동의 결과 등을 생각할 능력도 없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런 놈이 증거인멸을 시도합니까? 진짜 제대로 취하면 말도 제대로 못합니다. 진짜 누구 말대로 범행 후 일부로 술먹었는지도 모르구요. 정신병, 마약을 음주를 동일잣대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술을 금지시켜야지요. 대한민국만 그렇게 해석하는 것 아닌가요? 기존에 그런 잘못된 판례가 있던지.. 연말에 술취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 엄청 많은데 몸조심해야겠네요.민근 2009/09/30 15:34 #
일단 바로 윗분의 덧글과 저의 답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품고 계신 의문점 대부분이 설명되어 있습니다.그리고 범인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그 사실관계는 출처가 어디인가요? 현재로선 판결문도 공개되지 않았고, 각종 방송매체나 기사에서는 그토록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건 당사자나 수사 관계자가 아닌 이상 그런 정보는 얻을 수 없습니다. 분노를 하시는 것도 좋지만 먼저 정보가 믿을만 한 것인지를 확인한 후에 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
NIMROD 2009/09/30 11:27 # 삭제 답글
'만취'행위 자체를 '미필적 고의'라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합니다. 다 큰 성인이 술 마시고 저지른 행위에 대해 정상참작을 하여 더욱 너그럽게 봐 준다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술 마시는 일이 사회적으로 장려되는 행위입니까? 그래서 술 마신 사람의 범죄행위는 감경사유가 되는 겁니까? 평소 술버릇이 어떻든 그 술버릇이라는 것이 항상 일관적인 것입니까?참으로 이상하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억지로 알콜을 과량투여한 것도 아니고, 평소 술 버릇이 그렇지 않아 이후의 행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고, 그래서 스스로 술을 마신 행위와 그 이후의 행위 사이에 미필적 고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글쓴이님의 의견이 도무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튼 법정이 그런 판단으로 감경을 한 것이라면, 참 좋은 세상입니다. 술주정뱅이와 범죄자들에게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그런 나라군요.
민근 2009/09/30 15:37 #
님 역시 위의 미스트님이 남겨주신 덧글과 답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품고 계신 의문점 대부분이 설명되어 있습니다.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를 합니다.
NIMROD 2009/09/30 12:12 # 삭제 답글
분명 판사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판결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이 재판이 섞연치 않게 느껴지는 것은 12년형이 약해서가 아니라, 심신미약감경사유에 대한 판단이 상식에 어긋나고, 또한 만취가 아닌 정신적 질환 등의 사유로 감경된 것이라 하더라도 형벌 이외의 격리조치(치료 감호 등)가 필요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다 늙은 노인이 미성년자를 추행하여 복역하고 출소한 후에도 다시 미성년자를 성폭행 내지 성추행하려다 미수로 그쳐 수배된 사람에 대한 뉴스가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것이 별로 오래 전의 일이 아니어서 사람들의 기억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비단 형벌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격리조치가 필요하다고 여겨지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저는 이런 하드코어 공포영화보다 더 끔찍한 사건은 제가 태어난 이후로 듣지도 보지도 못했고, 아직도 저의 수용능력을 벗어나는 괴물의 행위로만 여겨집니다. 그런 사람이 12년 후에 출소하고, 7년 동안 전자발찌를 한 후에, 봉인되었던 악마가 부활하듯이 다시 이 거리를 활개칠 것을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의 범인이 출소하면 60대 중후반이 되어 있는데, 성폭력 범죄에는 60~70의 나이가 적은 것이 아닙니다. 그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전 나이 70대의 어느 어부가 바다에서 젊은 대학생 남녀커플 중 남학생을 죽이고 여학생은 성폭행한 후 죽인 보성어부살인사건만 봐도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민근 2009/09/30 15:42 #
'하드코어 공포영화보다 더 끔찍한' 그 사실관계의 출처는 불분명합니다. 왜 그토록 끔찍한 이야기를 듣고도 그 이야기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는 고민해 보지 않으십니까?제로스 2009/09/30 12:23 # 삭제 답글
좋은 포스트 잘 보고 갑니다.민근 2009/09/30 15:42 #
감사합니다.검투사 2009/09/30 13:23 # 답글
http://opencast.naver.com/SP260/117 에 소개합니다. +_+/민근 2009/09/30 15:42 #
감사합니다..NIMROD 2009/09/30 18:49 # 삭제 답글
1. 미스트님의 글과 그에 대한 답글도 읽었고, 처벌에는 귀책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범죄의 고의를 가진 채 스스로 만취한 경우 감경사유가 되지 않지만, 범죄의 고의가 전혀 없었는데 술을 마셔 실수한 경우에는 책임의 감경이 된다는 판단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미스트님의 글과 그에 대한 답변을 읽으라는 민근님께서는 저의 글을 제대로 독해해 내지 못하신 것입니다. 민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술에 취하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사실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술에 취하여 행한 행위에 대하여 술에 취하는 행위 자체에 포괄적인 고의(고의가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가 있다고 봐야 하고 또한 미필적 고의로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합니다. 반대로 '술에 취하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사실이 일반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전문적이고 특수한 지식이라면 오히려 책임경감사유로서 용인할 수 있겠지요.사실 저는 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법조계에 종사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 만나면 가끔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 가벼운 화두로 삼아 보지만, 죄형법정주의를 벗어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 판단이 일반적 상식을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사안에서는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이 상식에도 맞지 않고 감경의 명분도 없습니다. 정말로 법정이 그런 이유로 형 감경을 하였다면 분명 판단에 하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술주정뱅이 범죄자들만 배려하는 것이고, 술 취하는 것을 배려해야 할 사항으로 여기는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판단일 뿐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번 재판에 하자가 없다면 오히려 떠도는 사실과 달리 만취가 아닌 다른 합당한 감경사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사실관계의 출처에 대한 민근님의 지적은 정당합니다. 대법원 판결도 내려졌다고 하니 법정에서 밝혀진 사실관계는 조만간 판례를 찾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현재 주어져 있는 텍스트를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텍스트가 달라지면 당연히 그 판단이 달라질 것입니다. 저도 떠도는 사실관계가 제발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글을 읽은 후의 정신적 충격과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질 않습니다. 너무나도 상상을 초월하여 누군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는 믿어 지지가 않았습니다. 부디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재판에 대한 의혹도 해소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거짓이었으면 좋겠습니다.
p.s: 민근님은 기존 판례의 논리에 근거하여 이번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추정해 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민근님의 추정이 이번 사건에 대한 법정의 논리에 부합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만취상태와 이후의 행위에 대한 포괄적/미필적 고의를 부정하거나 책임경감사유로 보는 것, 즉 술꾼의 가해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판단은 분명 이상한 것입니다. 선진국 중에서 술에 대해 이토록 관대한 나라는 없습니다. 오히려 술 취한 채 거리를 다니는 것 자체를 범죄행위로 보고 잡아 가는 나라가 있을 정도입니다.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직 우리 나라의 사법부의 법논리가 발전하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뿐입니다.
민근 2009/09/30 19:32 #
"범죄의 고의가 전혀 없었는데 술을 마셔 실수한 경우에는 책임의 감경이 된다는 판단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셨는데, 제가 읽어보시라고 권한 답글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러한 판단이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게 요지이고요. 독일법을 계수한 우리나라 형법이 필요 이상으로 도그마틱에 집착하고 현실 대신 이론을 추앙하는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현재 NIMROD님이 품고 계신 의문은 이러한 형법이론의 비현실성 때문은 아닙니다. 의문을 품으시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이라는 범죄성립요건이 다소 생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책임이라는 개념을 최대한 쉽게 설명한 것이 저 위의 답글인데, 저것 이상으로 설명을 하기에는 저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네요.아, 그리고 미필적 고의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미필적 고의라 하더라도 반드시 구성요건의 특정이 필요합니다. 즉 "어떠한 범죄"를 범할 것인가를 특정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미필적 고의에서 "미필적"이라는 말은, 어떤 범죄를 할 것인지는 결정을 했지만, 그것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이 확고하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언급하신 "포괄적인 고의"는 절대로 인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는 행위 자체에 범죄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는 것은 고의 개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주 위험한 생각입니다. 절대로 상식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지요.
제 답글이 전공자가 비전공자에게 설교를 하는 듯한 뉘앙스로 읽힐 것 같아서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법리적으로 명확히 정오가 가려지는 부분이라서 달리 서술할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불쾌한 기분이 드셨다면 죄송합니다.
p.s. 부분에 대해서 : 민취자의 심신미약 감경은 외국 입법례에서도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바입니다. 다만 독일같은 경우는 심신미약 감경을 우리나라처럼 필요적 감경이 아니라 임의적 감경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k 2009/09/30 19:31 # 삭제 답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하드코어보다 끔찍한 사건일지는 저도 읽다가 구토감을 느껴 다 읽지도 못했습니다만, 판결문을 찾아보셨으니 이미 아시겠네요. 자세한 사정이 적혀있지 않다 뿐이지 피해자가 발견 당시 장기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고 성기와 항문의 영구소실 되었다는 점 등은 언급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신뢰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넘기겠습니다. 저도 일단 법 공부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실인정에 신중해지는 민근님의 태도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영구장애까지 야기할 수 있는지는 약간의 상상력이 동원되어도 괜찮을듯 싶군요.제가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궁금했던 점은 왜 하필 심신미약이 적용되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여기에서 분노를 느끼는 거라고 보는데요. 판사 입장에서 감형이 필요 없겠다 싶으면 사실관계에서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으면 될 테니까요.
실무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얘기가 나온걸로 압니다. 민근님께서도 '글의 목적이 정보 제공이므로 심신미약 판단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법서 끄적거리는 이상 12년형이 나온 과정에 대해서도 대충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보다 더한 양형이 나오기 힘드리라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러나 이 사건은 특히나 죄질이 나빴죠. 제가 가치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부분을 추려도 사람들이게 결과가 납득이 되긴 힘들지 않냐고 지적하는 겁니다.
물론 피상적인 정보만 접하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법질서가 사회적인 합의 위에서 이루어지는 이상 구성원으로서 이 정도의 논의는 오가도 되지 않나 싶군요. 저는 이 사건이 법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는 틀에서 이미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형법의 기본원리를 들먹이며 법전에 이렇게 적혀 있으므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봤자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실제로도 그러고 있구요. 합의가 바뀌면 개정으로 가야겠죠.
그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정보만 제공하겠다'는 태도는, 죄송합니다만, 다소 보수적으로 보이네요. 본문의 사견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도 기존의 안정적인 논리에 다름아니구요. 법관이 자의적인 판단에서 멀어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적인 변동에서 너무 괴리되는 것도 곤란하지 않나요. 요컨대 이 사건이 담고 있는 것은 법적인 논리 뿐만 아니라 여성이 노소를 가리지 않고 성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태에서 형법이 제 몫을 다 하고 있지 못하는 듯이 보이는 것, 사회적 공분에 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넘어간 듯이 보입니다.
어려운 문제고, 민근님이 이 글을 쓰실 당시엔 인터넷이 사건으로 도배되던 거의 초기였으니 어쩔 수 없지만요-.-;
앞으로 실무가가 될 분에게 좀 더 깊고 적극적인 의견을 듣고 싶었던 아쉬움에서 남겨봤습니다. 2004년 10월 서울지방법원의 이 판결(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no=23049)은 대륙법계에서도 영미법 못지 않게 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넘게 이것저것 남기느라 글이 길어졌네요.
블로그 항상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시험 꼭 붙으시길ㅎㅎ
KayC 2009/09/30 20:18 # 삭제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영구장애까지 야기할 수 있는지는 약간의 상상력이 동원되어도 괜찮을듯 싶군요.'저는 이 부분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사실 사람들이 분노하는 데는 TV에 나온 사실이나 판결문에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아니, 9세 여아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주 간단한 요지만으로도 분노하는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상상력에 기반한 (아주 자극적이고 잔인한 내용의) 글들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행위는 비록 그러한 글의 목적이 사람들의 공분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 해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도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님의 댓글의 주제는 이게 아니지만, 그래도 동의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 댓글 남깁니다.
k 2009/10/01 12:23 # 삭제
KayC님/'사실 사람들이 분노하는 데는 TV에 나온 사실이나 판결문에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아니, 9세 여아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주 간단한 요지만으로도 분노하는데는 충분합니다.'이것이 님께서 지적하신 제 말이 의미하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이 사건이 무척 잔인했다는 데에 있으니까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으면 모를까 판결문의 취지는 그렇지도 않았죠.
잔인한 내용의, 신뢰할 수 없는 글에 자극당해 분노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이와는 차원을 조금 달리 하는 것 같군요.
永革 2009/09/30 20:00 # 삭제 답글
식사하다 이 얘기가 화제에 올라서 들려봤습니다.바로 위에 NIMROD님께서 '범죄의 고의를 가진 채 스스로 만취한 경우 감경사유가 되지 않지만, 범죄의 고의가 전혀 없었는데 술을 마셔 실수한 경우에는 책임의 감경이 된다는 판단이 상식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시면서, 그 근거로 '술에 취하여 행한 행위에 대하여 술에 취하는 행위 자체에 포괄적인 고의(고의가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범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고의'가 필요합니다. 나는 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막연한 고의를 가진 사람, 그러니까 누구를 상대로 어떠한 행위를 저지를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윤리적인 비판은 가능하겠지만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형법학은 죄와 벌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풀어쓰자면 어떠한 행위가 죄가 되고, 그러한 죄를 지은 사람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행위가 죄가 되는지는 형법각칙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절도, 강도, 강간, 살인 등 각종 죄명과 그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이지요.
그리고 그 행위를 할 때에는 그 행위를 저지른다는 인식과 그 행위로 인한 결과가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때 말하는 인식과 의식을 합쳐서 '고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리해서 '죄'가 성립하려면 '법에서 금지한 행위'를 해야 하고, 그 행위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범죄의 고의를 가진 채 스스로 만취한 경우 감경사유가 되지 않'는다 할 때에는 무슨 죄를 저지를지 이미 결심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내가 A를 죽이겠다는 결심을 하고 술을 마시는 경우지요.
'범죄의 고의가 전혀 없었는데 술을 마셔 실수한 경우'는 말 그대로 이렇게 특정된 고의가 없는 상태에서 과실로 죄가 되는 행위를 저지른 경우입니다. 형법적으로 온전한 '죄'가 되려면 '행위'와 더불어 '고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의가 없는 죄는 쉽게 말해 반쪽짜리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감경이 가능하다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간략히 설명드린 까닭으로 인하여 '범죄의 고의를 가진 채 스스로 만취한 경우'와 '범죄의 고의가 전혀 없었는데 술을 마셔 실수한 경우'는 서로 매우 다른 상황입니다. 법학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다루기 위하여 어떠한 사태를 마주했을 때 그 사태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학문인지라, 이러한 상황을 뭉뚱그려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민근 2009/10/01 02:13 #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셨네요.2009/09/30 20:0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민근 2009/10/01 02:09 #
그분 초큼 멋진 듯.....아휴...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찝찝하네.
제로스 2009/09/30 21:10 # 삭제 답글
저도 그 사실관계가 정말인지 궁금합니다. 지어냈다기엔 너무 생생해서 말입니다만, 정말 어떤 사람의 기발한 상상력일까요? 아니면 사건담당자나 기자 같은 관계인이 노출시킨 걸까요.제로스 2009/09/30 21:22 # 삭제 답글
판결문 일부라고 하는 글이 공개됐습니다. 언론에도 보도가 안 됐고, 사건번호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요. 누군가 노가다로 찾아낸걸까요. 아니면 사건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이?http://blog.naver.com/runder/40091051615
민근 2009/10/01 02:08 #
그러게 말입니다. 네티즌들은 참 대단한 듯.NIMROD 2009/10/01 00:21 # 삭제 답글
1. 민근님께서는 '미필적 고의'에 대한 설명을 잘못하셨습니다. 미필적 고의는 민근님의 설명처럼 "어떤 범죄를 할 것인지는 결정을 했지만, 그것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이 확고하지 아니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범죄행위를 할 의사가 없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범죄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으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상해의 의도가 없어도 허공을 향해 돌을 던지면서 누군가가 그 돌에 맞아 다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으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고, 그 미필적 고의라는 주관적 요건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형법교과서의 ‘고의’부분을 찾아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2. 하지만 저 역시 미필적 고의에 대한 용어사용을 잘못하였습니다. 위의 교과서적 사례에서는 결과발생과의 인과관계가 있지만, 저는 범죄의 결과가 아닌 ‘범죄의 고의’가 생길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글을 잘 읽어 보시면 그런 뜻임을 알 수 있겠지만 저의 잘못된 용어사용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경우 ‘미필적 고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라고 하더군요.
판례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판례의 경우 음주운전자가 교통사고의 의도가 없어도 음주운전을 한 사실 자체에 위험예견가능성이 있어 형법 제10조 제3항을 적용하여 감경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의 위법성여부가 아니라 음주운전과 교통사고와의 관계를 말하고 있음은 전공자이시니 잘 아실 것이라 믿고 길게 논하지 않겠습니다.) 이와 완전히 같은 논리입니다. 음주행위 자체는 범죄의 의도가 아니지만 노상방뇨와 같은 경범죄이건 칼부림 같은 중범죄이건 간에 스스로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입니다. 물론 음주운전자가 모두 교통사고를 일으키지는 않는 것처럼 술을 마셨다고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일반적으로 위험의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더욱 높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취의 경우에도 심신미약감경의 배제는 충분히 논의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핵심은 ‘음주운전’과 ‘교통사고의 발생가능성’은 현저하다고 판단하는 반면에 ‘음주행위’와 ‘살인, 강도, 강간’과 같은 중범죄의 실행가능성은 경범죄의 실행가능성 여부와 차별화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민근님의 지적처럼 저의 논리가 상식에 부합하지 않거나 위험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법논리로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논의 없이 관례처럼 현실의 법감정과 다른 판단을 법원이 해 왔던 것일 뿐입니다. ‘술 권하는 사회’의 ‘술 권하는 판결’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3. 그런데 여기에서 역설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음주한 자의 중범죄 실행가능성이 현저하다고 판단하면 예견가능성을 긍정하여 감경사유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음주한 자의 중범죄 실행가능성이 현저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도리어 범죄의 고의와 음주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하여 심신미약감경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음주행위는 범죄행위에 대한 유책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되고 타당한 결론입니다. (형법상의 '책임'의 개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4. 이 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근님께서 다루신 쟁점에 대해서도 무엇이 합당한 판단인지에 대한 논의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보도자료로 봐서는 불행히도 떠도는 사실관계가 실제와 부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끔찍하기만 합니다. 이런 사건은 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사회적 충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더 이상 이에 대해 논하는 것보다 앞으로의 논의들과 결론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덕분에 주워들은 법지식으로 고민 좀 해 보았습니다.
永革 2009/10/01 00:47 # 삭제
형법상 '고의' 개념을 아직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고의는 위에서 제가 설명해 드린대로 '인식'과 '의사'의 결합이며,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은 자신이 하는 행위를 인식은 하였으나 결과가 발생하여도 어쩔 수 없다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 '미필적 고의'는 '인식있는 과실'과 함께 고의범과 과실범을 구별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입니다.
이러한 미필적 고의도 어디까지나 개별 행위마다 판단되는 것이지, NIMROD님의 생각처럼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로 드신 '허공을 향해 돌을 던지는 행위'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려면 첫째로 '내가 돌을 던진다는 행위, 내가 돌을 던지는 방향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 내가 돌을 던져서 저 사람이 맞으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로 '그 사람이 돌에 맞아서 다쳐도 어쩔 수 없다는 의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첫째로 언급한 인식만 존재하고 둘째로 언급한 의사가 없다면 인식 있는 과실이 되어 상해죄가 아니라 과실치상이 성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 가지로 음주한 자라고 해서 '중범죄의 고의'나 '경범죄의 고의'라는 식으로, '범죄에 대한 포괄적인 고의'가 인정되는 게 아닙니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형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구성요건해당성을 검토합니다 : 운전이라는 행위로 사람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본래 행위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려면 원칙적으로 행위자에게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고의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 행위는 고의 대신 과실이 있어도 처벌하는 조항을 둡니다. 운전하다 사람을 쳐 죽게 만든 경우 형법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에 해당됩니다.
2. 위법성조각사유를 검토합니다 : 특별히 주장할 수 있는 위법성조각사유(정당방위가 대표적인 예이지요)가 없다면 구성요건에 해당되는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됩니다.
3. 책임조각사유를 검토합니다 : 여기서도 위법성조각사유와 마찬가지로 책임조각사유를 검토합니다. 대표적인 책임조각사유는 형사미성년이 있겠습니다.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한 행위라고 해도 형사미성년이어서 책임능력이 없다면 처벌할 수 없는 것입니다. 피고인이 특별히 주장할 수 있는 책임조각사유가 없다면 '범죄가 성립'하고 피고인은 처벌받게 될 것입니다.
'심신장애'란 바로 이 단계에서 주장할 수 있는 책임조각사유입니다. 술을 마셔 지각 능력을 상실한 지경에 이르렀으면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술마셔서 정신이 없었다고 모두 책임조각을 해주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이때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였다는 것은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포괄적인 위험의 예견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A를 죽이려고 결심한 자가 살인에 필요한 용기를 얻으려고 술을 마셔 대취한 상태에서 A를 죽이지 않고 A의 집에 가 돈을 훔쳤다면, 10조 3항이 적용되지 않고 심신장애 상태에서 행한 절도행위는 책임이 조각되거나 감경됩니다.
다시 말하면, 술을 마실 때 내가 구체적으로 무슨 행위를 할 것인지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먼저 올린 글에서 '포괄적인 고의'라는 것은 형법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드렸는데 읽지 않았거나 무시하셨나 봅니다.
고 의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착오의 문제'를 설명드리겠습니다. A가 B를 죽이려고 총을 쏘았는데 빗나가서 C가 맞고 죽었습니다. 이때 A에게 무슨 죄가 성립하겠습니까? 상식적으로 당연히 살인죄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형법학의 입장에서 볼 때 A의 고의는 B를 죽이려는 고의였지 C를 죽이려는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B에 대한 살인미수와 C에 대한 과실치사가 성립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렇듯 '고의'라는 것은 굉장히 '구체적인 행위'에 착 달라 붙은 채로 판단되는 것입니다. 물론 위에서 든 견해는 일반인의 법감정에 반하지요. 그래서 판례는 B를 죽이려 했던 고의를 C를 쏴죽인 행위와 결합시켜 C에 대한 살인죄를 인정합니다.
형법상 고의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NIMROD 2009/10/01 01:49 # 삭제
제 글을 제대로 읽지 않으셨군요. '미필적 고의'에 대해서는 용어를 잘못 사용하였음을 이미 앞 부분에 설명하였습니다. 저의 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시려면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한 판례와 나영이 사건과 같은 범죄에 있어서의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과의 논리가 다르다는 것을 지적해야 합니다. 永革님께서 설명하신 내용은 이미 법조계에 있는 친구로부터 설명을 들었습니다. 형법상 고의라는 개념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읽고 잘 생각해 보시고 답글을 달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소 기분나쁘게 말한 것 같기도 하지만 다르게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다소 죄송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부탁드리겠습니다.민근 2009/10/01 02:01 #
죄송하지만 저의 설명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NIMROD님이 정정을 하신 미필적 고의의 개념에 오류가 있습니다. 형법책을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제가 일부러 법학용어를 배제하고 풀어서 설명을 드린 것인데 결과적으로 헛수고가 되었네요. 형법책을 찾아보시고 오히려 오해가 깊어지신 것 같습니다.이렇게 쓰셨습니다.
<범죄행위를 할 의사가 없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범죄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으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합니다.>
미필적 고의라고 해서 의사가 없어도 되는 건 아니므로, 이건 잘못된 말입니다. 모든 고의는 인식과 의사라는 두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미필적 고의는 이 중에서 의사라는 요소가 상대적으로 미약할뿐입니다. 설명하신 것처럼 "범죄행위를 할 의사가 없"으면, 과실이 될뿐 어떠한 종류의 고의도 될 수가 없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대한 저의 설명을 인용하시면서, 앞머리를 자르셨네요. <미필적 고의에서 "미필적"이라는 말은,> 이라는 부분을 빼놓고 인용을 하셨어요. 저는 미필적 고의에서 무엇이 미필이어도 된다는 것인가에 대해 설명드린 겁니다. NIMROD님이 "미필"의 의미를, "구성요건이 특정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셨길래 그 부분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설명하겠습니다.
<어떤 범죄를 할 것인지는 결정했지만>이라고 쓴 것은, 바로 범죄의 특정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강간, 폭행, 살인 등등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를 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으면, 위에서 말씀드린 고의의 요소 중 하나인 "인식"이 인정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이 확고하지 아니하다>라고 쓴 것은, 범죄실행의 의사가 확고하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고의의 요소 중 "의사"가 미약한 상태라는 것을 말하지요.
이해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두 번째 항목과 세 번째 항목에 쓰신 내용은, 솔직히 무슨 말씀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독창적인 논리전개도 보이고, 법률용어 측면에서도 오류가 있어서, 글을 읽으며 틀린 내용과 옳은 내용을 가려가며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능력이 없는 저로서는 독해가 불가능합니다.
책임론과 형법 제10조는 법대생 애들이 한학기 내내 낑낑거리고 씨름을 해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본격적인 공부 없이 형법책을 펼쳐서 본인만의 논리전개를 위한 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있는 일이지요. 게다가 법리토론은 정확한 법률용어의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기초개념부터 오류가 있으면 더 복잡한 논의를 할 경우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조차 없게 되지요.
마지막에 <음주행위는 범죄행위에 대한 유책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되고 타당한 결론>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셨는지 정말 놀랍습니다. 책임 개념을 이해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이건 책임 개념을 이해하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결론입니다.
네 번째 항목에서, <민근님께서 다루신 쟁점에 대해서도 무엇이 합당한 판단인지에 대한 논의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쟁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없습니다. 쟁점은 다툼이 있는 부분인데 저는 학계에서 이론이 없는 당연한 이야기를 한 것뿐입니다.
미필적 고의에 범죄의 특정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도 책임주의의 한 내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쟁점이 아닙니다.
永革 2009/10/01 10:22 # 삭제
NIMROD님께서 고의 개념과 책임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서술하신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형법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잘못된 고의 개념을 전제(저와 민근님이 누누이 지적한 소위 '포괄적 고의')해서 논지를 펼치고 계시기 때문에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한 판례와 나영이 사건과 같은 범죄에 있어서의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과의 논리가 다르다"는 주장은 검토가 불가능합니다.이는 먼저 쓰신 댓글(2009/09/30 18:49 작성)에서 개진하신'술에 취하여 행한 행위에 대하여 술에 취하는 행위 자체에 포괄적인 고의(고의가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가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이해라고 거듭 설명드렸는데도 법조계 친구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개념이라면서 억지를 부리고 계시는군요. 제가 설명드린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계시다면 님과 같은 주장을 개진할 수가 없습니다; 님의 주장에 대해서는 법조계 친구들께 여쭤보셨는지요?
형법상 고의 및 책임이라는 용어는 한 번 설명 듣는다고 해서 즉석에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개념이 아닙니다. 법학과에서 본격적으로 전공을 배울 때 제일 골치 아픈 과목이 바로 이러한 형법상 개념들을 배우는 형법총론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민법이 가장 어렵습니다만 처음 배울 때는 그게 왜 어려운지 깨닫지도 못합니다;) 1학기 이상 교과서를 붙잡고 낑낑대도 완전하게 이해하기 어렵고, 그 과목을 몇 번 전체적으로 개관하고 난 다음에야 다른 개념과의 관계가 체계 속에서 비로소 이해되는 개념입니다.
법률용어는 일상용어와 동일한 단어를 쓰지만 그에 부여되어 있는 의미는 차원이 다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에 사용되는 영어 단어들이 일상용어와 겹치고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는 있지만 잘못된 구조에 놓이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십시오. 개인적으로는 법률용어를 일상용어의 의미로 파악하려들 때, 법감정에 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님께서 독자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포괄적 고의' 개념으로 법리를 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부디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NIMROD 2009/10/01 10:27 # 삭제
미필적 고의에 대한 저의 설명에서 표현상 잘못이 있다는 민근님의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만족스럽게 받아 들입니다. 하지만 책임과 유책성에 대해서는 혹시나 하여 다시 한번 확인을 받았지만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논리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라는 논리가 어떤 필요로 나왔는지와 그 외의 만취후범행의 경우와 1:1로 비교해 보시면 되는 간단한 논리입니다.사실 제가 전공자도 아니고 용어에 익숙하지 못하면서도 나름대로 자신있게 말한 것은 논리구성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또 나름대로 토론도 해 보고 전문가의 검토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화상으로만 설명을 듣고 저는 저 나름대로 설명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기에 용어의 사용에 대해 부정확한 부분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법리는 기본적으로 조리를 근거로 합니다. 먼저 타당성에 대한 판단이 있은 후 기초개념을 정립하고 법적 표현과 논리로 재생산됩니다.(법학만이 아니라 모든 학문의 논리전개는 논리학의 바탕 위에서 각 영역의 언어로 진술됩니다) 그리고 현재의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면 입법으로 해결하게 되죠. 먼저 상식적 판단을 먼저 내리고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민근님의 말씀처럼 법률용어의 기초적 개념을 도구로 판단하시면 됩니다)한 후에, 법리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거나(저의 주장이었습니다), 해결이 불가능하니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거나(감경 문제 자체가 법조문을 근거로 하니까요), 그것도 아니면 만취감경은 상식적이고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할 문제라거나(술 취하는 것을 상당히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겠죠) 하는 등의 판단을 내리셨더라면 좀 더 명확하게 보였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만취감경은 전혀 쟁점이 되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취감경을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만 봐도 만취감경은 이론의 여지를 두고 있는 부분이고 여전히 쟁점이 되는 부분이며 계속해서 법논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이 글에 댓글을 남긴 것은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이하 만취감경)이 마치 법논리로 어쩔 수 없고, 상식적으로도 옳은 것인 양 판단한 채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시 바쁜 생활로 돌아 가게 되어 이러한 논의를 계속하지 못하겠지만 제가 말씀드린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니라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엄밀한 법리구성에 대해서도 한번 고심해 보시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완전히 엉터리 판단이야! 형벌에 대한 책임주의에 있어서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은 이론의 여지 없이 유책성을 경감시키고 그것이야말로 상식에도 부합하는 거야!'고 여기신다면 더 이상 고민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답답함을 참고 끝까지 성실하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대답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내일부터 연휴인데 연휴 잘 보내시고, 항상 정의와 약자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고민하는 훌륭한 법조인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디 공부 열심히 하셔서 꼭 훌륭한 법조인이 되세요. 비록 의견은 달라도 '민근'님이 삐뚤어진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 같기에 민근님이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입니다.
NIMROD 2009/10/01 10:40 # 삭제
아! 永革님께서도 답변을 다셨네요.^^ 일상용어와의 차이에 대한 설명은 제 전공인지라 그리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아무튼 끝까지 성실하게 답변을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잘 알겠습니다. 永革님도 좋은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永革 2009/10/01 14:08 # 삭제
고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상태에서는 형법상 책임을 논할 수가 없습니다. 그게 형법학의 체계논리입니다. 이점은 법학을 따로 공부하지 않으셨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류를 재삼 지적해드려도 인지하시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제 짐작에는, 형법학 교과서에서 '미필적 고의' 부분과 '원인행위로부터 자유로운 행위' 부분만 발췌해서 읽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필적 고의에서 '미필적'이 '인식'이 아니라 '의사'에 한정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것이고, 형법에서 논하는 고의나 과실이 특정된 행위와 객체를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원인행위로부터 자유로운 행위에서 언급되는 고의와 과실을 '포괄적 고의'로 취급하시는 것이겠지요.
음주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해서 언제나 10조 3항이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차가 없는 사람이 친구와 술 한 잔 하고 집에 택시 타고 돌아갈 계획이었다고 칩시다. 둘이서 술을 실컷 마셔 심신미약 상태가 되었는데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친구의 차를 운전을 했다면, 음주행위라는 원인행위 당시 운전을 할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보아 책임감경이 가능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도 고의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는 한 도무지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강간을 했을 때 만취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게 분명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 나영이를 강간해야겠다는 생각(고의) 혹은 나는 술을 마시면 유아를 성폭행하는 습벽이 있는데 지금 술을 마시면 저기 지금 내 눈 앞에 지나가는 나영이를 강간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실)이 없었다면 심신미약 감경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법리입니다. 끔찍한 사건이라고 해서 원칙을 도외시할 수는 없습니다. 심신미약 감경을 한 법정형 안에서 가장 높은 형벌을 부과해야겠지요. 민근님도 언급했듯 12년도 낮은 형량은 아닙니다.
NIMROD 2009/10/01 15:00 # 삭제
• 책 검색하다가 잠깐 들어 와 보니 永革님의 답글이 달려 있네요. 집에 관련 서적이 없어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고 그냥 변호사 하는 친구에게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제 나름대로 논리전개하고 하는 등 귀동냥으로 듣고 언급한 것입니다. '고의'에 대한 것은 제가 용어사용을 잘못했다고 하였고, 여기에서의 논점은 '만취상태'를 '심신미약'으로 보는 관례적 태도가 타당한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근'님은 이해를 하고 대답을 하신 것으로 보였습니다. 친구의 말로는 지금의 책임론으로서도 논의의 여지가 있어 이와 관련된 책임론에 대한 국내외의 학술논문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에 대해 고민해 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입니다. '만취상태'를 '심신미약'으로 인정을 하건 말건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학위논문 쓸 때 한 번 고려해 보시라고 한번 권해 본 것입니다. 책임론의 반논리적 경향성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국내외 형사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는 이를 형사정책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야콥스??인가 하는 분의 견해에 대한 비판자들의 주장)도 있구요. 永革님은 계속해서 제가 그냥 아무런 설명도 듣지 않고 무지한 상태에서 논의를 한다고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민근님의 지적처럼 용어사용이 부정확하여 오해를 하실 수는 있으시지만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제가 아닙니다. 아무튼 만취를 이유로 심신미약감경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법감정이나 상식적 판단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더 이상 의문을 품기 힘듭니다. 다만 법논리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논의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永革 2009/10/01 16:33 # 삭제
NIMROD님의 궁극적 주장은 만취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조각이나 감경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그 근거로 '만취 행위 자체를 미필적 고의라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는 점을 들면서 더 자세히 설명하시길 '술에 취하여 행한 행위에 대하여 술에 취하는 행위 자체에 포괄적인 고의(고의가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근거가 잘못되었다고 계속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제시한 논거는 '음주행위 자체는 범죄의 의도가 아니지만 노상방뇨와 같은 경범죄이건 칼부림 같은 중범죄이건 간에 스스로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는 점입니다. 결국 위험발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10조 3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10조 3항의 조문을 일상언어의 의미로 이해하신 탓으로 여겨집니다.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NIMROD님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라는 부분을 일반적인 위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로 이해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구체적인 대상에 특정된 위험'을 의미합니다. 앞서 포괄적 고의를 논하실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행위자의 행위와 그 행위를 야기한 주관적 요소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신 것입니다.
'관례적으로 만취상태를 심신미약으로 보는 관례적 태도가 타당한지' 물으신 것이라 하셨는데 바로 뒤에 다시 언급하셨듯이 만취상태를 심신미약으로 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황을 고려하지 않고 만취상태라면 심신장애로 인한 책임조각 및 감경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10조 3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문이 존재하는지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학술논문으로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다면 어떠한 맥락에서 말씀하시는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09/10/01 00:5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비밀글 2009/10/01 01:41 # 삭제
저 NIMROD님 죄송합니다만 답글을 잘못 다신 것 같습니다. ^^;;;;위에 있는 본인의 글에 답글을 다셔야 永革님의 글에 대한 답글로 올라가겠네요.
NIMROD 2009/10/01 01:50 # 삭제
고맙습니다.다시다 2009/10/01 17:21 # 답글
그렇게 되는거군요. 잘 읽었습니다.다른 데서 이러니저러니 주절거리기 전에 이런 글을 찾아 읽었어야 했는데
비밀글 2009/10/01 17:43 # 삭제 답글
永革님 / 끼어드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인터넷에서 보여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법리논쟁을 흥미진진하게 보고있는 사람으로 이야기 한다 생각하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일단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 (이하 원.자.행) 이론에서 말하는 고의 또는 과실은 음주시 "구성요건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또는 "예견가능하였는지"를 말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대상에 특정한 위험'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NIMROD님에 대한 위의 답글 중에 '나영이에 대한'이라고 쓰신 부분이 있는데 음주시 범행의 대상이 특정되어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구성요건을 실행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그 사람의 음주상태에서 평소 행동 등으로 범죄가 예견가능하였다면 과실에 의한 원.자.행 으로 보아 보통의 학설에 따른다면 과실범의 책임을 지게 되겠지요. 음주운전 시의 과실에 의한 원.자.행 에 대해 대법원 판례가 있고 (대판1992.7.28, 92도99), 해당 판례에서는 예견가능성이 있었기에 제10조 3항을 해당된다고 보아 2항의 적용을 제외, 과실이 아닌 고의범인 도주운전죄로 처벌하였습니다.
NIMROD님이 처음 예를 드신게 저 케이스를 상정하셔서 말씀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판례가 손꼽히는 심신미약상태에서의 과실에 의한 원.자.행 케이스이기 때문에 아마도 저 상황을 두고 법조계 친구분과 토론을 하시고 논리를 세우셨던 것 같습니다. NIMROD님이 익숙치 않은 부분을 말씀하시다보니 표현에 어려운 점이 많으시지만 아마 처음에 이야기하고자 하였던 주장은 저 판례에서 보여지는 법원의 법리(심신미약상태에서 예견가능성이 있었던 범죄를 2항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과실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처벌한)와 그 법리를 이번사건에 적용해 보는 것을 말씀하신게 아닌가 싶네요.
永革 2009/10/02 00:26 # 삭제
살인의 고의를 품은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절도를 저지른 경우 10조 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례만을 기억하고 있다가 제멋대로 서술해버렸습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음주시 범행 대상이 특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고의범과 체계가 전혀 다른 과실범에 고의범에 필요한 고의의 지적 요소를 들여대다니, 낯이 뜨겁습니다;"'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한 판례와 나영이 사건과 같은 범죄에 있어서의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감경과의 논리가 다르다는 것을 지적해야"한다고 하신 NIMROD 말씀은 비밀글님의 지적을 읽고 보니, 92도999 판결은 과실에 의한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가 인정될 때에도 10조 3항을 적용해서 책임 감경 또는 조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문제되는 사건에도 이 판결의 논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인가 봅니다. 그 과정에서 서술하신 내용에서 여러 개념을 오용하신 것이 많아 이해를 못하였군요. 이 점 깨닫게 해주신 비밀글님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과실에 의한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가 인정되려고 해도 단순히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음주 후의 모든 범죄행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은 명백한데, NIMROD님 말씀처럼 술을 마시는 행위를 할 때 특정한 범죄가 아니라 범죄 행위 일반에 대한 위험을 예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10조 3항의 해석론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건마다 심신장애 여부를 가려 심신미약을 인정할 수도 있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어야 하는 것이지, 술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어쨌든 심신장애에 해당될 수 없다고 해버리면 역으로 책임조각이나 감경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차 없는 사람이 운전할 일이 있으리라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술을 마셨다가 음주운전을 해버리는 경우처럼요.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범인이 술을 마시는 당시 강간의 고의나 강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판단했겠지요. 이 사건에서는 10조 3항을 적용해서 과실에 의한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를 인정하면 과실강간이 되는데, 과실강간을 처벌하는 규정은 특별법에도 없지 않나요? 오히려 불가벌이 되어 버립니다.
92도999 판결에서 적용된 죄까지 살펴보면, 10조 3항을 적용함으로써 과실에 의한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를 인정하면 과실범인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에는 문제가 없지만, 특가법 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은 고의범이므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되어야 하는데 이 점을 엄밀히 따지지 않았다고 비판을 받는 것 같군요.
결국 문제 사건에서 책임감경을 하지 않기 위해 10조 3항을 적용하면서 강간죄로 처벌을 하려면, 위 특가법 5조의3 처리에서 언급되었듯이 과실범을 고의범으로 처벌해야 하는 논리적인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10조 3항을 억지로 적용하려 들 필요 없이 10조 2항을 적용하면 생기지 않는 문제입니다.
책을 보니 심신장애로 인해 책임이 감경되거나 조각되는 경우 처벌 흠결을 보완하기 위해 독일형법에 추가된 완전명정죄의 도입이 주장되고 있군요. 명정상태에서 저지른 죄가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책임 조각이나 감경이 이루어지는 때 적용되는 죄네요. 책임 조각이 되더라도 이 죄로 처벌이 가능하고, 감경이 되는 경우에는 이 죄 덕에 경합범 가중 처벌이 가능하겠군요. NIMROD님께서 말씀하시는 학계의 논의가 이것인가봅니다.
제 블로그도 아닌데 지나치게 말이 많았습니다. 민근님께 죄송합니다. 제 덧글 때문에 NIMROD님께서 불쾌한 기분을 느끼셨다면 사과의 말을 드립니다. 덕분에 어떠한 경우에 처벌의 흠결이 생기는 지점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어 감사의 말씀도 드립니다.
알바트로스 2009/10/06 16:27 # 삭제 답글
서울대 조국 교수가 이 사건에 대한 평가와 대책에 대하여 시론을 썼습니다. 주인장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있네요.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10/04/3495218.html?cloc=olink|article|default
아동 성폭행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최근 8세 여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입힌 강간상해 피고인에게 12년 징역이 확정되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대중적 분노는 정당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분한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1심 판사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곤란하다. 판사는 정해진 법규의 틀 내에서 형을 정해야 한다. 형법상 유기징역의 상한선은 15년이고, 아동에 대한 강간상해의 권고형량은 징역 7~11년이다. 담당 판사는 이 기준보다 높은 12년을 선고했고, 재범을 우려해 전자발찌 부착명령 7년을 선고했다. 현행 제도 내에서는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 피고인이 의사결정능력이나 사물변별능력이 취약해질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는가에 대한 판사의 판단, 이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검찰의 조치는 의문의 소지가 있다.
이번 사건 이후 나오는 법 개정 제안은 대부분 아동 성폭행범에게 중형을 선고하자는 내용 일색이다. 아동 대상 성폭력범죄 법정형을 일정하게 상향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때 법정형 상향은 정치인의 업적홍보용으로는 적합하지만 범죄 억지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국회가 과도하게 형을 올리거나 거세 등 극단적 형벌을 도입한다면 그러한 법률은 위헌 무효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아동 성폭력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더 시급하고 효과적인 조치는 따로 있다. 첫째,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 아동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사건의 피고인에게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아동 성폭행사건의 40% 정도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되고 있다. 피해아동은 심각한 충격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고인 측은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면서 강력히 범행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예처럼,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기관과 아동심리 전문가가 합동하여 아동의 진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이 진술을 기초로 기소와 유죄 판결이 쉽게 내려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아동대상 성범죄의 경우 피해아동이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거나 공소시효 기간을 연장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아동의 경우 자신이 어떠한 일을 당했는지 모르거나 수치심과 두려움 때문에 이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피해아동이 성장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당한 일을 깨닫거나 범죄인과 맞서 싸우겠다는 용기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가버린 뒤다. 아동의 심리상태를 고려하지 못한 공소시효 제도가 범죄인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셋째, 상습적인 아동 성폭행범의 재범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소아성 기호증’이 있는 범죄인의 경우 치료감호처분을 통해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그리고 출소한 범죄인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 외에 전담 보호관찰관을 통한 감시제,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학원 등 아동 관련 시설에 대한 접근금지제 등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근 2009/10/06 18:01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009/10/18 01:03 # 삭제 답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민근님이 그 당시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내리셨을껀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