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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할 게 없다. 나는 스토리와 연출만 좋으면 빠져드는 쉬운 남자니까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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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든 드라마든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작품은 구태의연할 수밖에 없다. 블록버스터급을 찍으려면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괜히 실험정신을 발휘했다가 실패할 경우에는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전에 성공했던 작품의 스토리와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를 섞어 안전성을 확보한다. 제작자는 자유로울 수 없다. 자기가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해도, 투자자들과 대중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열정을 쏟는다면 참신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겠지만, 혼자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므로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제작자에게는 작품에 애정을 쏟고 장인정신을 발휘할 여지가 부족한 것이다.
아이리스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한과 얽히지 않고서는 스케일 큰 총싸움을 할 건덕지가 없기에 "김일성 목 따기"와 "핵폭탄에 무궁화 꽃 피우기"은 피할 수 없는 소재이긴 하다. 금전적인 지원이 든든하므로 가장 핵심에 해당되는 떡밥을 정면으로 공략하기로 한 것 같다. 이러한 정면돌파 스토리라고 해도 작품 자체가 언제나 구태의연해지는 건 아니다. 큰 줄기와 별개로 세부적인 연출에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참신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대놓고 구태의연하게 나가되 완성도를 크게 높이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 완성도가 높으면 스토리가 진부해도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리스는 아직 방송 초기이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참신함을 포기한 건 둘째치고, 배우의 면면과 제작비용에 비해 세부적인 완성도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헬리콥터 띄우고 폭탄 터뜨리는 장면을 잘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에서 아주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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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어째서 중요한 임무는 신참인 이병헌과 정준호가 다 처리하고, 정작 다른 선배 현장요원들은 등장하지 않는 걸까. 드라마 초반부에서는 이병헌과 정준호의 전투능력이 엄청나게 높다고 주구장창 강조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훈련과정은 배제된 채 오히려 군기가 빠진 말년병장 포스만 풍긴다. 실미도 수준의 빡센 훈련장면을 넣어도 설득력이 있을까 말까 한데.
게다가 이들의 액션신도 최정예 비밀요원이라기엔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움직임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연출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대선후보를 살해하려는 북한 저격수가 숨어있는 빌딩을 그들이 어떻게 한 순간에 찾아낸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그냥 "직감이 뛰어나서"라고 해버리면 그순간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가 오버랩되며 김이 새는 것이다. 또 북한 망명자를 구출하러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든 정준호는 음식으로 위장한 가스살포기 하나로 적들을 모두 쓸어버린다. 정예 요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건덕지는 하나도 없다. 게다가 적들은 쓰러지면서 총 한방 쏴보지도 못한다.
이런 문제점은 다크포스 쩌는 킬러로 그려지고 있는 탑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드라마에서는 "초천재 암살자이자 스나이퍼"라는 걸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캐릭터의 능력을 보여줄 만한 연출을 시도하지 않는다. 혼자 적의 소굴에 침투에 다 쏴 죽인다거나 공항에서 요원들을 저격하는 장면은 그냥 "탑 멋있네" 정도의 감상만 나올뿐 "탑 킬러같네" 하는 감상은 나오지 않는다.
사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진짜 공작원들이 어떻게 활동을 하는지, 그리고 킬러들이 어떻게 암살을 하는지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부적인 정보와 노하우는 돈을 써야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정말로 돈을 써야 할 부분은 여기이다. 건물 부수고 차를 폭파시키는 데에만 돈을 쓸 게 아니라, 드라마를 좀더 설득력 있게 만드는 데에 돈을 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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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떡법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래로 코스가 정해져 있다. [남북이 핵떡밥으로 긴장 고조 -> 총질하면서 존내 싸움 -> 그러다 결국 진짜 나쁜놈은 제3세력이었던 걸로 판명 -> 민족이 힘을 합쳐 핵주권을 찾기 위해 노력]. 그 제3세력은 일본일 수도 있고 미국일 수도 있지만, 소설과 달리 공중파는 국제관계 눈치도 봐야 하므로 대놓고 특정 국가를 나쁜놈으로 몰 수는 없겠지. 그러니 국내의 특정 정치세력으로 그려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어쨌든 이런 식으로 민족주의 냄새 풍기게 된다면 그땐 정말로 대실망.
p.s.
- 아무래도 김일성(편의상) 목을 너무 쉽게 땄음. 그 과정도 너무 단순한 듯.
- 아, 그리고 정통 첩보액션 치고는 멜로 비중이 너무 많은 듯. 굳이 러브씬 찍으려고 일본 로케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 그건 그렇고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 이어서 또다시 김영철한테 버림받는 건가염 ㅠㅠ 예고편 보니까 "이유가 뭡니까" 이러던데 영화랑 싱크로율 100% ㅋㅋ
태그 : 아이리스



덧글
갈매나무 2009/10/23 15:23 # 답글
무려 '일본적군'이 나온다던데요. 이 드라마 작가는 어느시대 사람인지 -_-민근 2009/10/23 20:38 #
으잉; 그건 뭐죠KayC 2009/10/24 01:59 # 삭제
설마 7..70년대(?) 그 적군파..??;;remedios 2009/10/23 15:45 # 답글
돈을 많이 들인 프로젝트일수록 왜 현실적 개연성이 부족해보이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다그런건 아니지만요 o_o민근 2009/10/23 20:39 #
돈을 좀더 효과적으로 썼더라면;KayC 2009/10/24 02:00 # 삭제 답글
저도 우연히 1화보고 바로 아니 어떻게 신참인 이병헌 정준호가 처음부터 둘만이서 현장임무를 처리해?? 이랬다능;;민근 2009/10/24 07:27 #
저런 조직에는 북한에도 김일성 목따러 몇 번 다녀온 슈퍼 베테랑 한 명 정도 있어 줘야 하는 거 아님? ㅋㅋAyakO 2009/10/24 05:18 # 답글
우왕 저랑 매우 비슷한 생각이시군요;;민근 2009/10/24 07:27 #
그렇군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ㅎㅎ